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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경제 ] 한국의 엘리트 양성 대학, 태재대학교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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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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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엘리트 양성 대학, 태재대학교의 모든 것

염재호 태재대 초대 총장이 말하는 태재대학교

 

 

 

2023년 9월,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대학교, '태재대학교'가 개교해 주목을 받고 있다.

 

태재대학교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캠퍼스로 운영되며 모든 수업은 영어로, 교수진은 미국 스탠퍼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세계 각국의 명문 대학에서 초빙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레지덴셜 캠퍼스에 거주하며 입학 후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을 학기마다 이동,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현지 활동에 참여하여 각국이 가진 사회 문제를 탐구한다. 커리큘럼에는 실리콘밸리 현장 연수, 문명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유럽 그랜드 투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소수정예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과 세계 도시를 돌아다니는 교육 커리큘럼은 현재 하버드대보다 더 어렵다고 알려진 미국의 '미네르바 대학'과 비슷해 한국에서는 '한국판 미네르바'로 불리기도 한다.

 

태재대학교의 설립자는 한국의 토털 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창업자인 조창걸 현 태재대 이사장(84)이다. 태재대학교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 교육계의 거목으로 알려진 염재호 태재대 초대 총장(68)에게 물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힘이다.

 

-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4년제 대학을 설립했다. 설립 배경이 무엇인지?

20세기는 대량의 전문 지식을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이를 사회에서 활용했다. 하지만 21세기 디지털 사회에서는 전문 지식은 이미 컴퓨터 속에 들어있다. 앞으로는 지식을 활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힘을 길러야 한다.

 

유럽에서 활판인쇄술이 발전하면서 성경이 보급되고,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르네상스 문화가 꽃피었다. 지금은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해 사회 시스템과 대학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활판인쇄 기술로 문명이 새롭게 탄생했듯이, 디지털 시대가 되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급속한 세계화, 디지털화로 인해 지식을 암기하고 중간, 기말고사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시대는 끝났다. 글로벌 리더, 창의적인 인재를 지금부터 키우지 않으면 뒤처진다. 그런 생각에서 태재대학교를 설립했다.

 

 

- 주입식 교육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시스템은 한국과 일본 모두 비슷하다. 왜 서양처럼 자발적인 교육과 거리가 멀어지는 걸까?

아마도 유교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교에서는 선생이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이 계속 이어져 왔다.

 

이러한 교육은 정해진 틀 안에서는 제대로 할 수 있지만, 그 틀을 벗어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유학을 지식으로 여겼고, 양반(지배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육 근대화에 기여한 지식인이 별로 없었다. 그런 배경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한국전쟁, 경제위기 등으로 사회 시스템이 크게 바뀌면서 대학 진학률도 높아졌지만, 그것도 시대적 동기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태재대학교는 지금 21세기 미래 혁신 대학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양 뿐만 아니라 동양도 알아야 한다.

 

- ‘한국판 미네르바 대학’으로 보도가 되었는데, 어떤 점이 다른 건지?

태재대학교는 미네르바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이 될 것이다(웃음). 온라인 수업, 해외로 이동하여 배우는 수업 등 미네르바 대학의 시스템과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목표가 다르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서양 문명이 지배하였지만, 지금은 동양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 동서양을 이해하고 세계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키워야 한다. 태재대학교는 그런 인재를 모아 교육을 한다.

 

그래서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대상 국가도 20세기 강대국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4개의 강대국을 선택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다빈치가 탄생했듯이, 21세기 다빈치를 키우는 것이 태재대학교의 목표다.

 

- 인재를 양성하는 커리큘럼도 독특하다.

지금까지의 대학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스타일이었지만, 태재대학교는 학생들 간의 토론에 초점을 맞추고, 교수는 어디까지나 ‘촉진자’, ‘조력자’로서의 역할만 한다.

 

수업 전에 토론의 대상이 되는 비디오를 보거나 책을 읽고,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을 그룹으로 나누어 학생들끼리 토론하게 하는 형식이다. 온라인 수업 시스템은 스탠퍼드대 컴퓨터학 교수들이 개발한 'Engageli'라는 툴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줌(Zoom)보다 더 발전된 것으로, 예를 들어 100분 수업이 끝나면 교사와 학생이 시간당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지 그래프로 표시된다. 토론에서 한 사람이 독주하는 경우 그룹을 바꾸어 주기도 한다.

 

 

2학년부터 각국의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한다.

 

- 전공은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지?

전공은 2학년 때 선택하며, 크게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학부, 데이터 과학 및 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가 있다. 1학년은 교양과정이 아닌 '혁신기초학부'에서 자신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이를 키우기 위해 지식의 기초를 배운다.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기르고,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협업 능력을 키우며, 글로벌 리더에게 필요한 다양성 등에 대해 배운다.

 

2학년부터 다른 나라로 이동한 후에는 각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Civic Project',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노인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등을 고찰하고, 실전 활동에 참여한다.

 

기숙사에서는 소셜 밸류 트레이닝, 이른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배운다. 생활은 함께 하지만 수업은 온라인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방이나 카페 등 공간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수업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기숙사 또는 단기 임대 아파트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

 

- 학생 수는 한국인 학생 100명, 외국인 학생 100명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1기 학생 수가 2기 학생 수보다 적다. 현재 현황과 합격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2023년 4월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6월부터 학생을 모집했다. 한국학생은 373명 지원에서 27명, 외국인 학생은 100명 지원에서 5명이 입학했다. 본교의 입시는 원석을 뽑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입학 신청은 '인재발굴처'에서 담당하며, 말 그대로 인재를 발굴한다. 따로 정원을 채우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합격의 기준은 ‘어떤 생각과 동기를 가지고 있느냐’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성적과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내신으로 선발한 후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은 그룹 토론과 개인 면접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룹 토론에서는 영어로 쓰여진 글을 20분 정도 읽은 후 5명 정도 모여 토론을 한다.

 

토론에서는 1인당 10분이 주어진다. 이를 초과하면 감점을 받는다. 토론하는 장면을 녹화하여 교수진이 나중에 평가한다. 이후 개인 면접으로 넘어가 학생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동기를 이야기하게 하고,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학생들이 경제적 제약을 받지 않도록 커리큘럼을 설계한다.

 

-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장학금 프로그램이 한국 학부모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이 경제적인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비는 내국인 학생의 경우 연간 900만 원, 외국인 학생의 경우 1만 5000달러(약 210만 엔) 정도다.

 

단, 외국인 학생의 경우 2025년까지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태재대학교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수업료, 각 도시에서의 체류비, 스터디 투어 등 대부분의 것들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창업하는 학생에게는 계획에 따라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태재대 1기생 중에는 연세대, 고려대를 그만두고 다시 입학한 학생도 있다. 두 대학 모두 한국의 명문 대학교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그들에게 태재대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스탠포드, 케임브리지 등 세계 유수의 교수들에게 배울 수 있다", "해외에 가서 배우는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프로그램에 끌렸다", "재능 있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교우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한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태재대학교가 개교 과정에서부터 화제가 되었고,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대학이라며 '한국의 대학 서열 개념을 깨뜨려 달라', '글로벌하게 성공하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한국에 뿌리내린 대학 서열 의식을 그렇게 쉽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라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학명 '태재(泰齋)'는 음양의 조화를 뜻하는 '태(泰)'와 집을 뜻하는 '재(齋)'를 합해 동서양을 조화시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1997년 "30년 후 대학 캠퍼스는 역사적 유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급속한 디지털화는 대학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동양경제 온라인  I  2024.01.14]